시작하기 전에
2019년도에 심리극에 관한 강의를 들을 때 강사님께서 추천해 주셨던 책이다. 의대생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결국, 완벽주의가 만연해 있는 대한민국 전반에 해당되는 이야기. 완벽주의란 무엇인지부터 해서 좋은 완벽주의와 나쁜 완벽주의를 비교해 볼 수 있어 이해가 쏙쏙 되는 책이다.
특히 좋았던 것은 책 후반부인데, 완벽주의자들이 자주 쓰는 구체적인 말들을 예시로 알려주고, 나쁜 완벽주의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제시한다. 바로 실천해 볼 수 있어 매우 실용적이며 유익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아, 나의 이런 행동과 생각이 완벽주의적인 성향 때문에 나타났던 거구나?!' 하는 재미있는 깨달음을 안겨주는 책!
이 책은 나의 삶을 좋은 방향으로 바꾸어 준 책이며, 지금도 여전히 이 책에서 제시한 방법들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을 정도로 너무 추천하는 책이다.
👨⚕️ 저자 소개 - 장형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의학교육학 박사.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구로 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과정을 수료했다. 연구 활동과는 별개로 2014년부터 현재까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학생상담센터에서 전담 상담의사로 일하며 1,000건이 넘는 의대생 상담을 진행했다. 완벽해지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학생들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고, 자기 마음이 건강해야 좋은 의사가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후배들의 마음을 치료하기 위해 노력했다.
의대생들이 겪는 심리 문제가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모든 학생들의 문제일 수 있음을 깨닫고, 그 간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 인상 깊은 부분 요약정리 및 떠오르는 생각 📚
♣ 챕터 1 - 나를 괴롭히는 강박, 완벽주의
1. 문제는 '문제없음'의 기준이 지나치게 너무 높다는 것
예) 전공과목을 빠짐없이 이해하고, 한 번 도서관에 앉으면 몇 시간씩 집중력을 발휘하며, 동기들 모두와 반갑게 인사하는 것
→ 위의 기준이 '기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지 못한 자신은 고통받는 것이 당연하다.
2. 완벽주의라는 마음의 병
- 완벽주의란? 보다 완벽한 상태가 존재한다고 믿는 신념이며, 그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삶의 태도
- 완벽주의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갖고자 한다는 점에서 예정된 실패자
3. 의대의 풍토병? 어쩌면 우리 모두의 병
- 완벽주의자는 끊임없이 의심하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하늘이 무너져도 유급을 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없는 한 이미 유급한 것처럼 두려워함.
4. 대인관계 스트레스, 평생 볼 사이라는 부담감
- 레지던트 과정 때문에 동기와 선배는 예비 직장동료와 상사이므로 '평판'을 매우 중요시하게 됨. 동아리 탈퇴는 불성실한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것. → 따라서 의대생들은 완벽한 인간관계를 위해 사력을 다할 수밖에 없음.
5. 그러나 어쩌면 대한민국 모든 젊은이들의 병
- SNS의 발달로 중고등학생들마저 어떻게 하면 SNS 속에서 완벽한 세상에 사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을까 고민함.
6. 좋은 완벽주의 VS 나쁜 완벽주의
좋은 완벽주의 | 나쁜 완벽주의 |
자기 만족감을 중시함 | 타인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 |
도전에 의미를 둠 | 실패를 두려워 함 |
열정이 필요한 몇몇 장면에만 등장 | 삶의 모든 장면에 관여 |
실수 = 성공의 과정 | 실수 = 실패의 전조 |
꼼꼼하다고 평가됨 | 집착이 심하다고 평가됨 |
현실적인 꿈을 꿈 | 이상에 매몰되어 있음 |
결승점을 보며 묵묵히 달림 | 남은 거리를 계속 확인하며 힘들어 함 |
현재 = 꿈에 가까워지는 과정 | 현재 = 꿈에 미치지 못한 상태 |
과정을 즐김 | 상태를 확인하려 함 |
→ 이렇게 비교해서 정리해 주신 게 나를 되돌아보는 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요즘 다시 나쁜 완벽주의가 나타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내가 하는 일의 장면에서 좋은 완벽주의가 나타나도록, 조급해하지 말고 현재를 즐겨야겠다.
7.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 완벽주의는 오지선다형 정답이 있고 만점이 있던 초중고등학교, 그리고 특수집단인 군대에서는 통한다. 그러나 거기까지.
- 넓은 세상에서 완벽주의는 멘털을 흔들고 능력을 깎아내림.
- 따라서 익숙했던 완벽주의 습관을 버리는 용기가 필요함.
♣ 챕터 2 - 완벽주의의 탄생
4. 다 잘해야 인정받는 세상
- '항상 평가받는 느낌'이 완벽주의자의 특징 중 하나이다.
5. 다 잘하는 것으로도 부족하다.
- 조금 더, 조금 더를 외치는 세상이다 보니 완벽을 추구하는 태도가 생길 수밖에 없음.
- 완벽주의가 상식이 된 세상
- 우리가 속한 집단 만이라도 이 잔인한 게임을 멈춰야 하지 않을까?
얼마 전에 신랑이 이야기해 준 어느 스트릿 패션에 관한 인스타그램 계정의 게시글이 생각났다. 그 계정의 주인은 스트릿 패션으로 거듭나기 전과 후 사진을 게시했다. 하지만 댓글에서는 그 계정 주인을 비난하는 글이 쏟아졌다. 듣기로는 제대로 된 스트릿 패션이 아니라는 요지의 악플들이었다.
그런데 제대로 된 스트릿 패션을 올리지 않았다고 해서 일반인인 사람이 그렇게까지 비난을 받아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부족할 수 있는 패션이지만, 공개적인 곳에 용기를 내서 패션을 나름 개선해 보고자 올린 사진일 텐데...
그 사진을 올려서 누군가 피해를 보았다면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사진을 올린다고 해서 누가 피해를 보진 않는다.
그냥 격려해 주고 그의 스트릿 패션에 대한 시도를 응원해 줄 수도 있지 않았을까?
다른 나라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요즘 소셜 미디어의 댓글들은 무언가 날이 서있고, 서로 지적하거나 심하면 혐오하는 댓글도 많이 볼 수 있다. 언제부터 이런 댓글 문화가 대한민국에 만연한 것일까?
또 오늘은 뉴스에서 한 중학교의 영양교사가 병휴직 이후 복직을 앞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사건을 보도했다. 서이초 사건 이후에도 여전히 이런 내용이 종종 들려오니 대한민국의 교육이 심히 걱정된다.
뉴스의 내용을 보니 영양교사는 급식에 대한 학부모들의 민원에 시달렸던 것 같다.
'음식이 식어 맛이 없어진다.', '교실 배식을 하는 타 학교를 대상으로 급식 벤치마킹을 시행해 달라.', '학교 외부 전문기관을 섭외해 급식 컨설팅을 시행해 달라.', '급식이 식지 않도록 모든 반마다 전기밥솥을 설치해 달라.' 등의 민원이 들어온 모양이다.
학교 측은 '조리기구가 학급으로 이동하는 것은 규정 위반이기 때문에 무리하게 시행할 수 없다.'라고 제지를 했다고 한다.
무상급식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대이다. 정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지나치게 완벽한 급식을 생각하느라 급식의 규정에 어긋나는 민원을 제기하는 것은 선을 넘는 행동이 아닌가 싶다. 조금 완벽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괜찮은 급식이라면 무상으로 제공되는 것에 감사하고, 민원을 제기하더라도 꼭 필요한 것인지, 합당한 민원인지 한 번 더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비단 학교뿐만이 아니다. 병원, 학원, 주민센터, 백화점 등등 어느 곳에서나 민원을 넣을 때는, 서로가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민원을 넣기 전에 '내가 너무 완벽한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성찰도 필요한 요즘인 듯하다.
결국 매사에 지나치게 완벽에 집착하면 가장 괴로운 것은 자기 자신이다.
6. 대물림되는 완벽주의
- 아이에게는 부모가 우주다. 완벽주의자의 부모는 완벽주의자다. 이 명제에는 예외가 없다.
- 완벽주의자는 자기 자신이 세상을 힘들게 살기 때문에 '자식만큼은 편하게 살았으면'하고 바라는 경우가 많다.
- 자식은 부모가 살라는 대로 살지 않는다. 부모가 사는 대로 산다.
- 완벽주의는 '인지'가 아닌 '집중'의 문제
→ 장점을 알면서도 자꾸 단점만 눈에 들어오는 것이 병
- 칭찬도 다름
보통의 부모 | 완벽주의자 부모 |
"하나 틀리긴 했지만 99점이라니 대단한데!" | "99점이라니 정말 대단한데, 딱 하나 틀린 게 있네?" |
- 모든 아이는 부모의 감정을 알아채는 능력을 타고났다. 그래서 부모의 아쉬움을 똑같이 느끼고, 부족한 부분에 집중하는 태도까지 체득함.
→ 결국 이런 방식으로 완벽주의가 대물림된다.
-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 아쉬움'이 자꾸만 눈앞에 아른 거려도, 잊을 수 있는 용기를 내야 한다.
- 삶의 단점에 집중하기보다는 장점에 만족하도록 노력해야지 자식도 그 삶의 태도를 배울 수 있다.
-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세상은 참 따뜻한 곳이야.", "앞으로 좋은 일이 생길 거야."
이런 말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부모의 역할.
7. 오래 사랑하려면 거리감이 필요하다.
- 자식이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 나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자꾸만 간섭하게 됨.
→ 이것이 바로 '사랑을 빙자한 폭력'
- '지적하고 싶을 때 지적하지 마라. 조언하고 싶을 때 조언하지 마라.'
- 조금 느리더라도 아이 스스로 세상을 탐험해 나갈 수 있게 기다려주는 것이야말로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배려.
총평
챕터 1과 챕터 2의 내용에서 두고두고 보고 싶은 부분을 요약정리해 보았다. 작성하지 않은 부분인 챕터 3에는 완벽주의자들이 어떤 생각과 행동 패턴으로 세상을 살아가는지, 챕터 4에는 완벽주의를 극복하는 구체적인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다.
생각지 못한 것들이 완벽주의와 연결이 되어 있다는 사실들이 재미있고, 특히 챕터 4의 완벽주의를 극복하는 완벽한 방법들은 읽어보면 정말 완벽하다는 것이 느껴진다. 제시된 방법들을 실천해 보면 마음이 훨씬 편해지는 걸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내가 무언가 초조하고, 불안하고, 강박적인 생각이 있다는 기분이 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 그 원인이 완벽주의에 있다면 굉장히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인용구를 제외한 글의 저작권은 모두 딜라잇 프룻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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